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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다보면 잊혀진다..!

일상 (투덜거림)

by BlueOne 2015. 11. 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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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비(Kolhrabi)'라는 야채가 있다.
아래쪽은 무처럼 둥근 알뿌리 모양이고
윗부분은 배추처럼 잎이 넓다.
한두 번쯤 마켓에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콜라비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야채였다.
1803년에 미국 농작물로 정식 등록됐지만
남부지방을 제외하곤 먹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가도 풍부한 채소가
왜 이렇게 '괄시'를 받았을까.

콜라비를 모른다고 하는 이유는 이름이
어려운 독일어로 돼 있기 때문이다.
독일어를 모르는 미국인들이 쉽게 발음할 수 없는
이 이름은 마케팅에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름을 부를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외면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외면하다 보면 잊혀지는 것이다.

차이니스 구스베리(Chinese Gooseberry)는
20세기 초 뉴질랜드 선교사가 중국에서 씨를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해서 '차이니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차이니스'라는 수식어 때문에 미국내 판매가
저조하자 '꼬마 멜론(Melonettes)'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당시 멜론과 베리 종류에 관세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웠다.

뉴질랜드인들을 '키위'라고 부르는데 착안해 과일의
이름을 '키위프루트(Kiwifruit)'라고 바꿨다.
키라는 이름은 좋은 브랜드 이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다.
첫째는 기능적인 면에서 읽고 부르기 쉬우며 간결하다.
쓰기도 편하고 가독성이 높으며 기억하기 쉽다.
둘째는 감성적인 면으로 이름의 소리와 질감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어울린다.
셋째는 연관성으로 이름의 뜻이 암시하는 바가 브랜드와
연관성이 높다.

흔히 브랜드 네이밍(상품 이름짓기)을 할 때 지나치게 말의
의미에 집착하게 되는데 사실 이름에 있어 뜻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하라고 생각하는 게 옳다.
그 이유는 XEROX VAIO KODAK 등 굴지의 브랜드 이름이
모두 뜻이 없는 순전히 만들어진 말들이기 때문이다.
콜라비는 독일어 언어권에선 그리 나쁘지 않은 이름이다.
그러나 영어권에선 일단 읽고싶은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에 불리하다.

바람직한 브랜드 이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브랜드가
전해야 하는 메시지를 그 이름의 모양 소리 그리고 뜻으로
완전히 흡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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