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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투덜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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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One 2016. 10. 1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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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이면 언제나 한개의 메세지를
보내는 친구가 있다..!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가끔은 감동을 줘서 고맙고
가끔은 따뜻함을 준다..!
그래서 무한 감사함을 느끼고 산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니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한들한들 코스모스 흔들리는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큰길이 나온다.
길을 건넌 후 왼편 골목길로 접어들면 해바라기가
큰 키로 서서 나를 바라보며 꾸벅거린다.
곧바로 갈 수도 있지만 일부러 길을 건너서 간다.
그곳에 붉은 닭벼슬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맨드라미가
나를 자꾸 바라보며 유혹한다.
그곳에 한 일이 분 가만히 서서 바라보다
다시 발길을 옮긴다.

 

사람이 잊혀져 간다는 것은 가을만큼이나 쓸쓸한 일이다.
아침에 걷노라면 절로 신이 나서 콧노래가 나온다.
걷는 동안 코로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눈으론 주변의 꽃이며 나무며 기웃거리고 살핀다.

가을이 왔지만 아직은 색이 바래지도 않았다.
어느 날 아침부터 가을이 서둘러 왔나 했다.
하지만 아직 가을의 짙은 향기는 어디에도 없다.
다람쥐는 바쁘게 움직이며 도토리를 모으는 모양이다.
발 밑으로 수북히 밟히는 조그만 도토리들이
부서져 흩어진다.

 

바람이 부니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잎사귀를 주었다.
모양이 곱게 생긴 것도 아니어서 그냥 버릴까 하다가
조금 더 곱고 반듯한 낙엽들을 주울 걸 하면서도
왜 그냥 집어 들었을까?
모르겠다.
가을이 왔다는 반가움 때문이겠지.

 

가을이면 쓸쓸한 낙엽의 비애마저 감성으로
느끼며 작은 다짐이 현실화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가면 갈수록 더욱 더 느낀다.
가을이 막 시작한 때인지라 지금부터 열심히 모으면
꽤 많은 양의 낙엽들이 모일 것 같다.
붉은 색, 노란 색, 이리저리 섞인 색, 구멍 뚫린 잎,
가지가지 다른 빛깔로 나의 수중에 들어올 것이다.
잘 모아서 가을이 그리워질 추운 겨울,
하나하나 꺼내 보면서 회상에 젖어볼까?
낙엽도 마찬가지일 텐데 아직은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글로도 안 되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앞으론 매번 빛바랜 잎사귀를 주울 것이다.
아름다운 색으로 흩어져 버린 여름의 흔적이
아쉬워서 줍는다.
감히 가을을 줍는다고 말한다.
나는 그저 가을을 주웠노라고 말하고 나니
참으로 궁색한 변명이 되어 버린 듯하다.
그러나 가을을 잘 줍지는 못했지만
가을을 줍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다."

 

난 가을을 줍기도 싫다..!
그냥 발 아래 뒹구는 망가진 채 버려진
그 작은 일그러짐이 내 모습같아서
그냥 작은 의식처럼 나를 딩구는 낙옆들 속에서
끼워버리는 지 모른다..!

 

나의 가을은 언제나 쓸쓸하게 막을 내린다..!